아이의 단어 하나를 긴 문장으로 바꾸는 비결! 브루너의 비계 설정 이론을 담은 PEER 대화법을 소개합니다.
그림책 한 권으로 아이의 말문을 터뜨리는 실전 독서 기술을 지금 확인하세요.

아이의 언어 능력 엔진을 돌리는 부모의 언어적 가이드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천재성을 타고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엔진을 가진 자동차라도 연료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듯이,
아이의 내재된 능력도 부모의 적절한 지원이 없으면 꽃피우기 어렵습니다.
브루너는 부모가 아이의 언어 발달 수준에 맞춰 제공하는 임시 지지대를 비계라고 불렀습니다.
건물을 지을 때 인부들이 높은 곳까지 벽돌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시 발판처럼,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도달할 수 없는 언어적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말을 건네고 살을 붙여주어야 합니다.
독서 시간은 이 비계를 설치하기에 가장 완벽한 공사 현장입니다.
부모는 책을 단순히 읽어주는 낭독자가 아니라,
아이가 더 높은 단계의 문장을 구사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아주는 언어적 가이드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언어 성장을 돕는 4단계 비계, PEER 기법 상세 가이드
브루너의 비계 설정(Scaffolding) 이론을 실제 대화로 구현한 PEER 기법은
아이가 가진 언어 습득 장치(LAD)를 가장 효율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입니다
. 각 단계는 아이의 인지 발달 수준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되어야 합니다.
P (Prompt) - 아이의 말문을 여는 마중물
첫 번째 단계는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자극(Prompt)입니다.
부모가 책의 글자를 읽어주는 수동적인 상황에서 아이를 주인공으로 끌어들이는 대화의 시작점입니다.
- 단순 명칭 묻기: "이게 뭐야?" 혹은 "사자가 어디 있지?"처럼 사물의 이름을 묻는 방식입니다. 언어 발달 초기 단계의 아이들에게 유용합니다.
- 열린 질문 던지기: "사자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곰돌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처럼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는 질문입니다.
- 3초의 기다림: 질문을 던진 후 부모는 반드시 아이가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뇌는 단어를 찾고 문장을 조립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기다림이야말로 비계 설정의 핵심입니다.
E (Evaluate) - 소통의 의지를 북돋는 정서적 지지
두 번째 단계는 아이의 반응에 대한 평가(Evaluate)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학교 시험처럼 '맞았다/틀렸다'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소통 시도 자체를 긍정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 즉각적인 긍정: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하더라도 "아니, 그건 사과가 아니라 배야"라고 지적하기보다 "아, 지우 눈에는 사과처럼 빨갛게 보였구나! 맞아, 이건 사과랑 닮은 배야"라고 아이의 관점을 먼저 인정해 주세요.
- 비언어적 지지: 밝은 표정, 고개 끄덕임, "우와!", "정답!" 같은 감탄사는 아이가 다음 단계인 '확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서적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소통이 즐겁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E (Expand) - 단어를 문장으로 바꾸는 연금술
세 번째 단계는 PEER 기법의 꽃이라 불리는 확장(Expand)입니다.
아이가 뱉은 짧고 단순한 단어를 부모가 풍성하고 세련된 문장으로 다듬어 다시 들려주는 과정입니다.
- 살 붙이기: 아이가 "강아지!"라고 했다면, 부모는 "맞아, 하얀색 털을 가진 커다란 강아지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네"라고 형용사와 부사를 섞어 돌려줍니다.
- 문법적 모델링: 아이가 "강아지 가!"라고 불완전한 문장을 말하면 "그래, 강아지가 공원으로 산책을 가고 있구나"라고 주어와 목적어가 갖춰진 완벽한 문장 구조를 보여주세요.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문법 규칙을 자연스럽게 습득합니다.
R (Repeat) - 새로운 지식을 뇌에 각인시키는 마지막 단추
마지막 단계는 확장된 문장을 아이가 다시 경험하게 하는 반복(Repeat)입니다.
부모가 제공한 언어적 사다리를 아이가 직접 밟고 올라가 보게 하는 과정입니다.
- 확인 대화: "강아지가 산책을 가고 있네. 지우야, 강아지가 어디 가고 있다고?"라고 물어보세요. 아이가 "산책!" 혹은 "공원!"이라고 짧게 대답하더라도 부모가 확장해준 개념을 이해했다는 증거입니다.
- 자연스러운 유도: 아이가 부모의 긴 문장을 그대로 따라 하도록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부모가 확장해준 문장을 아이가 한 번 더 듣고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뇌의 언어 회로는 강화됩니다. 반복은 아이의 기억 저장소에 새로운 어휘와 문장 구조를 안전하게 안착시킵니다.
PEER 대화법의 단계별 적용 예시
| 단계 | 부모의 역할 | 실제 대화 예시 (사과 그림을 볼 때) |
| P (Prompt) | 말문 열기 | "지우야, 여기 빨간색 열매가 무엇일까?" |
| E (Evaluate) | 긍정 피드백 | (아이가 "사과!"라고 하면) "우와, 우리 지우 정말 잘 아네! 맞아." |
| E (Expand) | 문장 확장 | "나무에 빨갛고 맛있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있구나." |
| R (Repeat) | 확인 및 반복 | "빨간 사과가 나무에 열렸네. 사과가 어디에 열려 있다고?" |
실전 사례: 그림책 한 면으로 6번의 핑퐁 대화 만들기
실제 독서 현장에서 PEER 기법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사자가 초코 케이크를 먹는 그림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부모: 지우야, 여기 사자 아저씨가 무엇을 하고 있네? (P: 프롬프트)
아이: 케이크! (아이의 발화)
부모: 우와, 지우가 사자 아저씨 앞에 있는 케이크를 찾았구나! 맞아! (E: 평가)
부모: 배고픈 사자 아저씨가 달콤한 초코 케이크를 손으로 냠냠 먹고 있어. (E: 확장)
부모: 사자가 케이크를 냠냠 먹고 있네. 지우야, 사자가 뭘 먹고 있다고? (R: 반복)
아이: 초코 케이크 먹어!
부모: 그렇지! 사자 아저씨가 초코 케이크를 정말 맛있게 먹는다!
이 짧은 대화 속에서 아이는 케이크라는 단어 하나에서 시작해 사자가 초코 케이크를 먹는다는
주어와 목적어, 동사가 갖춰진 문장 구조를 경험하게 됩니다.
부모가 놓아준 비계를 타고 아이의 언어가 한 계단 위로 올라간 순간입니다.
아이의 수준에 따른 비계 조절법
비계는 아이의 수준에 따라 높이가 달라져야 합니다. 너무 낮으면 아이가 지루해하고, 너무 높으면 포기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돌 전후의 아이에게는 명칭을 묻는 질문 위주로 비계를 설정하세요. 이게 뭐야? 혹은 코가 어디 있지? 같은 질문으로 단어와 사물을 연결하는 연습을 돕는 것입니다.
문장을 만들기 시작한 두 돌 이상의 아이에게는 왜? 혹은 어떻게? 같은 열린 질문으로 비계를 높여야 합니다. 강아지가 왜 울고 있을까? 혹은 우리가 강아지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구성해볼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올라갈 수 있는 지점보다 딱 반 뼘만 높은 곳에 발판을 놓아주면 됩니다.
비교 분석표: 그냥 읽어주기 vs PEER 대화식 독서
단순한 낭독과 비계 설정이 포함된 독서가 아이의 뇌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 구분 | 그냥 읽어주기 (Traditional) | PEER 대화식 독서 (Scaffolding) |
| 부모의 역할 | 정보를 전달하는 낭독자 | 언어 발달을 돕는 가이드 |
| 아이의 상태 | 조용히 듣는 수동적 청취자 | 문장을 생성하는 능동적 화자 |
| 대화의 빈도 | 거의 없거나 일방적임 | 끊임없는 핑퐁 대화가 이어짐 |
| 언어적 확장 | 책에 적힌 문장에 국한됨 | 아이의 경험과 일상으로 무한 확장됨 |
| 뇌 발달 영역 | 수용 언어 영역 위주 발달 | 표현 언어 및 전두엽 사고 영역 발달 |
| 최종 목표 | 책 내용의 인지 및 완독 | 스스로 문장을 만드는 힘 기르기 |
부모의 기다림이 비계의 핵심입니다
비계 설정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기다림입니다.
질문을 던진 후 아이가 머릿속에서 단어를 조합하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부모가 성급하게 답을 알려주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사다리를 밟고 올라갈 기회를 뺏는 것과 같습니다.
최소 3초에서 5초 정도는 아이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기다려주세요.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하더라도 틀렸다고 교정하기보다,
소통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계는 견고한 벽이 아니라 아이가 안전하게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유연한 발판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독서 시간에는 아이의 말문을 터뜨리는 다정한 사다리가 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학술적 근거 및 참고 문헌
- Bruner, J. S. (1978). The role of dialogue in language acquisition. Springer.
- Whitehurst, G. J., & Lonigan, C. J. (1998). Child development and emergent literacy. Child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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